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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원리, 잔상 효과 실험

by 하노백 2023. 11. 17.

어렸을 적 책 모서리 귀퉁이에 사람 그림을 그려 넣고 그 뒷장에 조금 움직인 사람 그림 한 개 더, 그 뒷장에 또 조금 움직인 사람 그림 한 개 더, 반복적으로 그려 책장을 빠르게 넘겨 본 적 다들 있죠? 꼭 사람 그림이 아니더라도 그림을 그린 후 다음 페이지의 같은 위치에 약간의 움직임이 변형된 형태를 반복적으로 그려 플립 북 형태로 만들어 넘겨보면 우리가 그린 그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이지 않나요? 오늘은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원리인 잔상 효과 실험을 진행해 보도록 할게요!

1. 잔상 효과 실험의 준비물

  • 포스트잇 또는 스케치북 또는 쓰지 않는 공책 등 책 형태의 종이류
  • 연필 또는 사인펜이나 색연필 등 그림 그릴 필기구

2. 잔상 효과 실험 과정

본격적으로 실험을 준비하기에 앞서 아이와 함께 어떤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상의해 보세요. 잔상 효과가 애니메이션의 원리이니 아이와 같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한 편 보고 나서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지 않냐는 질문과 함께 실험을 진행하면 훨씬 신선하고 재미있는 출발점이 될 거예요! 자, 아이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충분히 얘기하셨나요? 아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스터나 캐치티니핑과 같은 캐릭터도 좋고, 움직임이 있는 자동차나 로켓과 같은 사물도 좋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요. 저희는 옆으로 기어가는 지렁이를 표현해 보기로 하고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을 그린 곳은 다 쓴 공책의 아래쪽 귀퉁이였어요. 연필과 지우개를 이용해 제일 첫 장에는 몸을 쭉 펴고 있는 일반적인 지렁이를 그려주었습니다. 그다음 장에는 몸을 조금 구부려 앞으로 살짝 나아간 지렁이를 그려주었어요. 그다음 장에는 아까보다 좀 더 몸을 구부리며 조금 더 나아간 지렁이를 그려주고 계속 뒷 장으로 넘어가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지렁이의 모양을 표현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한 점은 앞 장에 그린 그림의 위치를 기준으로 그려줘야 완성했을 때 움직이는 그림을 생동감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10장 정도만 그려주어도 움직임이 표현될 수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재미있게 그려보세요. 물론 종이 장수가 많을수록 더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장면을 만들 수 있겠죠? 이번 실험은 준비물도 굉장히 간단하고 실험 과정도 매우 쉬우니 반복해서 실험해 보며 여유로울 때는 종이 장수를 늘려 좀 더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을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림이 다 그려졌다면 사인펜으로 진하게 덧그리거나 색연필로 멋지게 색칠해 주세요. (이 과정은 생략해도 무방합니다. 연필로 그린 그림만으로도 움직임을 인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일 첫 장을 다시 펼쳐주세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린 그림이 있는 곳을 빠르게 넘겨줍니다. 어때요? 지렁이가 마치 앞으로 기어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죠?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그림이 움직이는 것 같을 거예요!

3. 잔상 효과 실험의 과학적 원리

잔상 효과란 방금 전에 눈으로 본 것을 뇌가 기억하고, 그다음에 본 것을 조금 전에 본 것과 겹쳐져 보게 되는 것이에요. 이 잔상 효과를 이용한 활용 예시가 바로 애니메이션이죠. 애니메이션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아이라면 아이와 함께 플립 북을 만들면서 잔상 효과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의 원리에 대해 이해시키기 매우 좋을 겁니다. 이다음부터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단순히 콘텐츠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잔상 효과를 기억하며 과학적 호기심과 창의력이 더 키워질 수 있겠죠? 플립 북의 원리는 움직임이 있는 장면을 하나의 그림으로 여러 장을 그려 넣어 연속적으로 빠르게 넘기면서 마치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랍니다. 잔상 효과와 애니메이션의 원리에 대해 아이에게 설명해 주면서 애니메이션은 1초에 수십 장의 그림을 연속으로 보여주어서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것을 한번 더 인지시켜 주세요.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조금 노출해 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4. 잔상 효과를 이용한 또 다른 실험 TIP

잔상 효과에 대해 플립 북으로 경험해 보았다면 이번엔 잔상 부채를 한번 만들어 볼까요? 이 실험까지 하게 되면 우리 아이에게 잔상 효과는 평생 잊히지 않는 과학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준비물은 두꺼운 도화지 1장과 나무젓거락 1개,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필기구입니다. 두꺼운 도화지를 반으로 잘라주세요. 그리고 각각의 반장 짜리 도화지에 서로 연관 있는 그림을 그려주세요. 예를 들어 한 장에 물고기를 그렸다면 다른 한 장에는 어항을, 한 장에 새를 그렸다면 다른 한 장에는 새장을 그려주면 됩니다. 그림을 다 그렸다면 나무젓거락 하나를 가운데 놓고 그림을 그린 도화지를 앞뒤로 붙여주세요. 완성된 모습이 마치 부채 같죠? 이번엔 손바닥 사이에 나무젓가락을 대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손바닥을 합쳐주세요. 그리고는 손바닥을 비비며 나무젓가락을 앞뒤로 휙휙 돌려보세요. 어때요?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 또는 새장 속에 있는 새의 모습이 보이지 않나요? 이게 바로 잔상 효과를 이용한 잔상 부채 실험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와 함께 잔상 효과와 그 원리를 확실히 짚고 가보세요!

 

이번 실험을 하고 나면 집에 있는 공책 귀퉁이에 그림이 가득할지도 모르겠네요. 아이가 잔상 효과 실험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면 종이를 자르고 풀을 발라 고정시켜 주세요. 집에 있는 모든 공책이 잔상 효과 실험으로 모두 못쓰게 될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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